태양은 가득히

권여현
전시종료
2025. Mar. 16 - 2025. Apr. 6

오케이앤피(OKNP, 부산)는 오는 3월 16일부터 4월 6일까지 권여현 작가의 개인전 <태양은 가득히>를 개최하며, 2025년 전시의 시작을 알린다. 현재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인 권여현은 후학 양성은 물론 왕성한 작품 제작과 전시 활동으로 미술전문가들이 작품성으로만 평가하는 ‘올해의 작가상’(한국미술평론가협회)을 수상하는 등 한국 현대 현대미술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작가다.

권여현(1961~)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학/석사를 마친 1987년부터 현재까지 6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의 주요 기획전에 참여했다. 작가가 데뷔한 1980년대는 ‘단색화’와 ‘민중미술’ 작가들이 활발히 활동을 펼치던 시대이다. 그런데도 그는 특정한 미술 사조에 속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독립적인 예술 언어를 확립했는데, 모더니즘에서 벗어난 포스터모더니즘적 성격을 띠고 있어 데뷔 초부터 많은 찬사가 쏟아졌다. 비평가들은 그를 “한국 미술이 세계 동시대 미술과 호흡하기 시작한 계기를 마련한 작가”라 말했고,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작가는 ‘창작미협 대상’(1984), ‘동아미술상’(1986), ‘석남미술상’(1991), ‘하종현미술상’(2005) 등을 받았다.

권여현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변주를 지속해와서 특정 어느 한 스타일의 작가라고 언급하기 어렵다. 지난 해 발표된 권여현 논문의 저자 김보라 역시 “(권여현은) 회화, 사진, 퍼포먼스, 영화, 설치, 입체 작업 등을 이어온 ‘다작(多作)’ 예술가다. 그의 예술은 전작(全作)의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고, 수많은 알레고리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 다양한 사상사적 원천이 공존하므로 접근하기에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방대한 예술 세계에 대한 연구는 ‘신화’, ‘문화와 상징’, ‘현대인의 분열과 파국’, ‘개인의 일탈’ 등 여러 키워드로 접근되고 있으며, 여러 해석과 연구들을 낳고 있다. 어쩌면 작가는 관람자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을 하게끔 유도하는 ‘열린 결말’을 지향하는 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에서 권여현은 1960년 개봉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영감을 얻어 전시 타이틀을 정했다. 그렇기에 전시장에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다수 출품된다. 하지만 이에 국한되지 않고 영화와 무관한 작품들도 함께 선보여지는데, 온라인에서 떠돌고 있는 일명 ‘밈(Internet Meme)’에서 이미지를 가져온 이 작품들은 마치 영화 ‘태양은 가득히’가 ‘서스펜스’이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를 갖고 있어 아이러니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 같이, 어딘가 모르게 불안하고 부족해 보이는 인물들이 화려한 색과 함께 감각적으로 그려져 있어 비슷한 감정을 자아낸다.

지난 1년간 권여현은 전시기획자 김노암, 김언호, 그리고 도서출판 ‘한길사’와 함께 ‘한국현대미술의 발견-권여현’이란 대주제 아래 서울/경기 등 여섯 군데에서 동시 개인전을 가지며 그의 복잡하고 방대한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계기를 가졌다. 하지만 그가 태어난 경상, 특히 부산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전시를 갖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50여 점이 출품되는 이번 전시는 권여현의 작품 세계를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예술적 실험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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